여러분 몰래 두 달 동안 해왔던 일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조연우 캠프 이야기 (1)

여러분 몰래 두 달 동안 해왔던 일

3줄 요약

  • 전국장애인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그린벨트 동료 조연우 후보 선거 뛰는 중입니다
  • 별생각 없이 돕기로 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 조연우 후보의 기가 막힌 출마선언문도 한번 읽어보실래요?

사실 선거를 한 판 뛰고 있었습니다. 저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조연우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입니다. 이름은 아주 거창한데, 이런저런 실무를 합니다. 연우님은 그린벨트 활동을 함께 하는 동료인데요. 어느 날 그린벨트 운영위원 회의에서 연우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전국장애인위원장 선거에 나갈 예정인데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고요.

연우님이 단톡방 마다 올린 모집 글

연우님은 근육 장애인입니다. 눈과 입 외에는 전혀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린벨트 운영위원 회의에 빠지지 않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참여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비판적인 의견도 감추지 않습니다. 참여에만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린벨트의 정체성과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적극적인 동료입니다.

그린벨트는 제가 애정을 쏟는 프로젝트입니다. 연우님께서 그린벨트에 열의를 갖고 활동해주시니까 저도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우님께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즉, 저는 어떤 큰 기대를 하거나, 후보자에 대한 강렬한 지지의 마음을 갖고 캠프에 합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빚을 갚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치며 출마선언문을 쓰고,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조연우 후보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그가 수많은 좌절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권력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최중증 근육 장애인입니다. 32년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습니다. 어렸을 때까지는 여느 비장애인처럼 걸어 다녔습니다. 지금은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합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고, 타인의 도움이 늘 필요합니다. 자연히 저의 가족은 돌봄 부담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저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건 죽을 만큼 가슴이 아프고 괴롭고 미안한 일입니다.

참담한 현실이지만 깊은 절망이 저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를 통해 암울한 현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걸 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선진 복지국가로 만드는 데 저의 한평생을 다 바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만들어 장애인을 가족들의 짐으로 만드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둘째, 그가 가진 정치 철학에 깊이 동의합니다.

"여러분은 정치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치의 존재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최중증 장애인들이 한줄기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절망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 동안 그들 곁에 정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체 그동안 무얼 하셨습니까?"

출마선언문을 탈고했던 기쁨의 순간

두 달여를 준비한 끝에 오늘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슬로건은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지키는 후보, 조연우’입니다. 혹시 조연우 후보에 관해 궁금증이 생기셨나요? 그렇다면 아래 출마선언문 전문을 읽어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지키는
조연우 전국장애인위원장 출마선언문 (2022. 10. 25)

조연우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후보

민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을 지키는 정치인 조연우입니다. 저의 소명은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반드시 전국장애인위원장이 되어 대한민국을 제대로 된 복지국가로 만들어내겠습니다.

죽을만큼 가슴 아프고 미안한 일

저는 최중증 근육 장애인입니다. 32년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졌습니다. 어렸을 때까지는 여느 비장애인처럼 걸어 다녔습니다. 지금은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합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고, 타인의 도움이 늘 필요합니다. 자연히 저의 가족은 돌봄 부담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저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건 죽을 만큼 가슴이 아프고 괴롭고 미안한 일입니다.

참담한 현실이지만 깊은 절망이 저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를 통해 암울한 현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걸 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선진 복지국가로 만드는 데 저의 한평생을 다 바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만들어 장애인을 가족들의 짐으로 만드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랑스러운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 됐습니다. 20대 대선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중앙선대위 함께하는 장애인위원회 청년위원장 등 여러 활동을 해왔습니다.

돈을 내야 숨을 쉴 수 있는 나라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현실은 더 나빠졌습니다. 2016년 1월 1일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을 ‘돈을 내고 숨을 쉴 수 있는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기존에는 최중증 장애인에게 인공호흡기 임대료를 100%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인공호흡기 임대료 지원대상을 확대하겠다며 임대료 전액을 지원받아왔던 최중증 장애인에게 돈을 내도록 했습니다.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 쉴 수 없는 사람에게 ‘돈을 내고 숨을 쉬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 침해이며 생명윤리에 반하는 악법입니다.

저는 하루빨리 정권이 교체되길 바랐습니다. 정권이 교체되면 바로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비정한 박근혜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무너졌고, 적폐청산을 주창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을 내야 숨 쉴 수 있는 나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리 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180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지게 됐고, 당시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러 정책을 강행하는 가운데에서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전당대회 이후 당에서 발표한 22대 민생입법과제에도 이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장애인 문제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가졌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당입니다. 그런 우리가 큰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일까요? 기나긴 고민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최중증 장애인을 대변하는 사람이 우리 당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이 문제의 중요성을, 우리 당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제가 나서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

여러분은 정치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치의 존재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최중증 장애인들이 한줄기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절망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는 동안 그들 곁에 정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체 그동안 무얼 하셨습니까?

제가 전국장애인위원장이 되어 우리 당이 말하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더이상 배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장애인의 기본권을 보장해 누구든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장애인 당원들과 소통하며 만들어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를 약속합니다.

하나. 장애인 당원 온라인 정책 간담회를 매월 또는 격월로 개최하겠습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 국토교통위, 환경노동위 등 각 상임위 소속 의원단과 상설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습니다. 간담회에서 나온 당원의 의견이 입법과 정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겠습니다. 장애 유형에 따라 참여에 제한이 생기지 않도록 수어 통역사를 배치해 간담회를 진행하겠습니다.

둘.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겠습니다. 인공호흡기 임대료와 소모품 구입 비용을 전액 지원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최중증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겠습니다. 또한, 가족과 동거 여부에 관계없이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완전 보장, 장애인 활동지원사의 전문성 강화, 장애인 간병비 지원 현실화 등 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셋, 장애인의 노동권과 이동권을 개선하겠습니다. 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으로 규정한 최저임금법 7조 폐지, 장애인 생활임금제, 장애인 정규직 및 전문직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겠습니다. 또 장애인 콜택시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장애인 콜택시 준공영제와 플랫폼 택시 및 일반 택시에 대한 휠체어 사용자의 접근권 보장을 통해 이동권을 향상시키겠습니다. 그래서 중증 장애인도 10분 내로 택시 탈 수 있는 세상, 길거리에서 손 흔들어 택시 탈 수 있는 세상, 저 조연우가 구현하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최중증 장애인이 뭘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물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없는 일 리스트에 정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치의 핵심은 아이디어를 짜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입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짜고 소통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저에게 마지막 남은 이 능력들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지키는 데 쓰고 싶습니다.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받는 세상, 이것이 제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 누가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돌파해온 후보, 그 어떤 시련과 고통도 강철같은 의지로 이겨내온 후보, 오직 저 조연우만이 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지켜내는 정치, 제가 하겠습니다.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편안한 세상, 조연우가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