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걸릴 문제를 5년 안에 푸는 방법

계단뿌셔클럽 (45)

43년 걸릴 문제를 5년 안에 푸는 방법

연말부터 ‘계단뿌셔클럽의 더 효율적인 클럽 활동 방법이 뭘까’ 고민 중입니다. 연말 편지에서 쓴 것처럼 기존 방식으론 문제해결까지 43년쯤 걸릴 것 같습니다. 이걸 5년으로 줄일 대안을 열심히 궁리하고 팀에서 논의해 왔는데요. 첫 결실이 나왔습니다. 바로 <크러셔 클럽>입니다.

기존 방식의 한계

회의 중 한계에 봉착한 이대호

기존 클럽 활동 시스템은 보기에 매끈합니다. 어떤 지역에서 누군가 계단뿌셔클럽 지부를 만들고 싶어 하면 지부가 생성됩니다. 지부원들이 정보를 수집하는 정복활동 행사를 준비해 개최, 홍보합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가게 출입구 사진, 엘리베이터 유무 등의 계단정보를 수집합니다. 아름다운 풀뿌리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어떤 지역도 확실히 정복되기 어려운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수도권의 5대 편의시설 수는 43만 개입니다. 그치만 이것을 전부 다 정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은 ‘핫플'의 정보를 원합니다. 핫플 위주로 추리면 이것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것들만 100% 모아낼 수 있다면 충분히 사용가능한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특정 지역 먼저 확실히 정복하기 어렵습니다. 자발적으로 누군가 지부를 만들거나 지부를 만들 사람을 섭외해야 지부가 열려 정복활동이 이뤄집니다. 반면 당장 수집이 필요하지 않은 지역이라도 누군가 지부를 만들고 싶어 하면 지부가 열려 정복활동이 이뤄집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많은 자원이 투입됩니다. 핵심 지역에 집중해 빠짐없이 모으기 어렵습니다.

지역 집중 & 멤버십 프로그램

성동구의 역세권들

개편의 초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역 집중'입니다. 올해는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활동 지역을 계단뿌셔클럽이 결정합니다. 그리고 자발적 지부 확장 방식은 당분간 중단합니다. 상반기에는 요즘 서울 최대 핫플인 성수동을 보유한 성동구와 그 주변 지역을 정복합니다. 하반기에는 서울 5~10대 핫플을 꼽아 집중적으로 정복할 계획입니다.

개편의 두 번째 초점은 멤버십 프로그램 <크러셔 클럽>입니다. <크러셔 클럽>의 크루는 봄클럽 동안 계단뿌셔클럽에서 활동하는 ‘정회원’입니다. 절차에 따라 등록한 크루들은 3개월 동안 문제해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약속하고 활동합니다. 정복활동에 4회 이상 참석해야 하고, 팀별로 진행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책임이 따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렇게 ‘책임감 있는 구성원 중심’으로 개편하면 같은 기간 내에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1회성 참여자인 게스트를 중심으로 클럽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쇼가 많이 생기면 손실이 컸고, 인기 없는 지역에는 참가자가 없어 정보 수집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크루 중심이 되면 노쇼가 줄고, 인기 없는 지역에서도 정복활동이 가능합니다.

근데… 그걸 왜 해?

티셔츠 갖고싶지 않으세요?

<크러셔 클럽> 같은 멤버십 프로그램을 만들면 당연히 문제해결력이 커집니다. 크루들의 부담이 느는 만큼 더 많은 정보를 같은 시간 내에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크루들이 져야 하는 부담 이상으로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요? 기존 크루들과 대화하면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하나는 ‘성취감’, 다른 하나는 ‘좋은 친구’입니다.

성취감 | <크러셔 클럽>으로 작년 가을시즌 대비 2배 이상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크루들이 정복활동에 참여하고, 팀 퀘스트를 해야 하는 등의 새로운 부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투입 시간 대비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동료들과 즐겁게 어울리다 보면 목표달성률이 높아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즉, 다 끝나면 부담보다는 큰 성취감이 남는 프로그램입니다.

좋은 친구 | 크루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점을 물었을 때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만나고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는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킹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요. <크러셔 클럽>에는 팀 퀘스트, 팀별 식사 기회, 온라인 수다 타임 등 풍성한 기회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크러셔 클럽>의 매력 하나만 더 이야기할게요! 바로 ‘크루 키트’입니다. 계뿌클 한정판 티셔츠, 양말 등을 포함한 알찬 구성입니다. 좋은 친구랑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귀여운 굿즈도 받을 수 있는 <크러셔 클럽>, 혹시 같이하실 생각 없으세요?

이제 한 열 자리밖에 안 남았는데!
여러분 빨리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