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출마할 용기를 낼 수 있었나요?

논스 홈커밍 후기

어떻게 출마할 용기를 낼 수 있었나요?

직장을 관두고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남들 보기에 무모하고 위험합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선택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대답하려면 논스(nonce)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침 지난주에 ‘논스 홈커밍 파티’가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논스가 제게 미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논스에서 깨닫게 된 ‘용기 내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래 혁명가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 논스

출처: 논스

논스는 커뮤니티이면서 동시에 공간입니다. 논스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공유 사무실과 코리빙하우스를 운영합니다. 코리빙하우스는 한 집에 약 20명씩 모여 사는 하숙집 같은 것입니다. 이 공간에서 생활하거나 거쳐 간 사람들이 논스 커뮤니티의 구성원입니다.

2017년 문영훈, 하시은 두 사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블록체이너스’로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구독자가 참여하는 행사를 열곤 했는데요. 행사에 온 사람들과 밤새 대화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이들이 살던 자취방에서 자고 가는 이들이 생겼고요. 아예 방 3개짜리 큰 집을 빌려서 같이 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같이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하고, 대화하고 노는 것이 좋아서요.

인원이 많아지자 방 3개 짜리 넓은 집도 좁아졌습니다. 논스의 멤버들은 아예 3층 짜리 건물을 통으로 임대해 한 층은 기숙사, 한 층은 사무실, 한 층은 라운지로 꾸미기로 결심합니다. 그것이 지금의 논스 1호점, 논스 제네시스입니다. 사람이 불어나자, 주변 건물을 추가 임대해 5호점까지 확장했습니다. 지금까지 450명이 논스를 거쳐 갔습니다.

용기의 공동체

예전에는 루프탑에서 자주 했던 반상회

저는 논스에서 ‘용기 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논스를 처음 만난 2017년의 저는 안정지향적이었습니다. 정치인의 꿈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실제 정치에 뛰어드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불안정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게 되더라도 경제적, 사회적 기반을 갖춘 중년에 접어들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창업가들이 모여사는 논스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놀다 보니 어느새 겁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온통 무모해 보이는 목표에 진지하게 도전하고 있거나,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뿐이었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사람, 아직 정확히 표현할 단어도 없는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들에 비하면 정치는 해볼 만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꿈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전에는 ‘정치인’이라는 꿈을 얘기하기를 꺼렸습니다. 대부분 진지하게 생각해 주지도않으니 저부터가 말하기 창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논스 구성원들은 다들 이상한 꿈을 하나씩 품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꿈을 비웃지 않습니다. 자세히 묻고, 그 꿈을 이룰 방법을 습관적으로 같이 고민하고 격려합니다.

그 시간이 쌓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남시장 출마? 흠… 꽤나 해볼 만한 목표인 것 같은데…’

다이빙

논스 홈커밍의 피날레 ⓒ김진우

저는 논스에서 배운 ‘용기 내는 방법’을 절벽 다이빙에 비유해 설명하곤 합니다. 우리가 지금 바닷가에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저 멀리 높은 절벽이 보입니다. 절벽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다이빙하기 위해 모여있습니다. 절벽 맞은편에 있는 우리는 다이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저기에서 뛰어내릴 수 있지? 너무 무서울 것 같은데?’

절벽 위에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여기는 절벽 아래 물이 충분히 깊어서 다이빙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배워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뛰어내리려니 겁이 납니다. 그때, 가장 겁 없는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그리고 그는 살아서 절벽 위로 다시 올라옵니다. 그것을 본 두 번째 용감한 사람이 다이빙합니다. 그렇게 옆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 뛰어내리고, 물에서 올라온 사람과 대화를 나눠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 뛰어내리는 거 별거 아닌가본데?’

지난주 논스 홈커밍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같이 절벽에서 ‘내가 정말로 내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친구들입니다. 대부분 자신만의 도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내 꿈을 존중하는 용감한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 그것이 제가 논스에서 배운 도전의 비법입니다.


혹시 논스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한 번 살펴보세요!
또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할 친구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여러분의 친구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