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하게 만드는 출마선언문 쓰는 방법

연설문 스터디 (1)

울컥하게 만드는 출마선언문 쓰는 방법

제가 사는 성남에는 오늘 아침 가을이 잠깐 다녀갔습니다.
아마 다시 더워지겠지만 산책의 계절이 다가오는 것 같아 기쁘네요. 예이!

오늘은 ‘팀 글쓰기’로 재미있는 출마선언문을 만드는 저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이대호 성남시장 출마선언문’, ‘김지수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선언문’을 만들 때 활용한 방법입니다. 감사하게도 두 편 모두 주변에서 많은 칭찬을 받았습니다. 저의 노하우와 경험이 팀의 목표와 계획을 여럿이 함께 문서로 써내야 하는 모든 분께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1단계:  후보자의 초안 작성

우선 후보자가 며칠 기한을 두고 직접 연설문 초안을 씁니다. 후보자에 따라 글쓰기에 능숙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후보자가 꼭 직접 써야 하나?’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쓰는 편이 좋습니다. 후보자가 완벽하게 쓰지 못해도 함께 보완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팀 글쓰기’의 장점입니다.

후보자는 참고할만한 연설문, 참고 자료를 몇 편 읽어보면 좋습니다. 초안을 작성할 때 참고할만한 자료들은 마지막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2단계: 피드백 회의

초안이 완성되면 팀원들과 함께 피드백 회의를 합니다. 이때 피드백의 초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선택과 집중입니다. 후보자는 통상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줄여야 메시지가 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들이 무엇을 빼고 무엇을 살릴지 고민해줘야 합니다. 가령 김지수 후보는 ‘도전왕 최고위원’, ‘글로벌 협력 주도 최고위원’ 두 개 콘셉트를 주장하고 싶어 했습니다. 논의를 통해 ‘도전왕’만 가져가기로 정했습니다.

둘째는 충분히 솔직하고 진솔한 글인지 따져주어야 합니다. 후보자의 진솔한 생각과 경험이 담기지 않은 연설문은 재미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엔 ‘멋있어 보이는 글’을 쓰고 싶어 했습니다. 진솔함이 부족하다는 동료들의 평가를 받으면서, 개인적이고 부끄러워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조금씩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호소력이 높아졌습니다.

3단계: 수정과 피드백 회의 반복

수정과 피드백 회의의 증거

후보자는 피드백 회의가 끝나면 피드백 내용을 고려해서 수정안을 씁니다. 저는 일주일 동안 매일 밤 피드백 회의를 했습니다. 밤에 회의가 끝나면 다음 날 밤까지 연설문을 고쳤습니다. 고친 글로 피드백 회의를 하고, 새로운 피드백 내용을 고려해 또 수정안을 쓰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다섯 번 글을 수정했습니다.

이때 후보자가 피드백 내용에 지배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료들의 피드백을 경청하되, 자기 주관을 갖고 수정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일일이 다 반영할 필요 없습니다. 참고하되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해야 원활한 수정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단,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스스로 수정안을 써야 합니다. 4~5회차 정도가 적당합니다.

4단계: 마무리

수정, 피드백을 반복하다 보면 구성이 완성된 느낌이 옵니다. ‘구성의 완성’이란 들어가야 할 내용이 다 들어가 있고 군더더기가 다 빠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문장 표현이나 전개와 리듬은 바꿀만한 부분들이 많더라도 말입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마무리를 누가 할지 정해야 합니다. 후보자가 직접 해도 되고, 더 뛰어난 글쓰기 역량을 갖춘 팀원이 해도 됩니다.

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마무리할 경우, 권한을 충분히 보장하는 편이 좋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작성자가 후보자 생각을 너무 신경 쓰다 보면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작성자가 자유롭게 마무리하되, 최종적으로 함께 피드백 회의를 거쳐 수정, 보완하면 됩니다.


아이고, 여백이 부족하네요. 내용이 좀 남았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팀 글쓰기’의 장단점, 제가 느낀점, 성과와 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연설문 쓸 때 참고할만한 자료도 함께요!

혹시 위 과정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답장을 보내주세요. 참고해서 다음 편지를 쓰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당신의 친구 이대호 드림.